연중 16주일 (루가 10,38-42)

 

 

    자신의 집에 손님을 초대해 본적 있으시죠? 초대하는 사람이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준비하는 것이 많이 다를 것입니다. 귀한 사람일수록 정성을 다해서 모시려고 노력하겠지요. 만약 여러분들의 집에 교황님을 초대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마도 몇 달 전부터 집수리도 하고, 방 도배도 새로 하고, 집 청소, 음식 준비로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여러분들의 집에 초대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교황님보다 훨씬 위대하시고, 우리들의 구원을 책임지시는 주님께서 우리 집에 오신다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초대한 손님을 잘 대접하는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아주 간단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것입니다. 초대한 손님을 잘 대접한다는 방법은 그 손님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입니다. 그것만 알면 그 손님에게 가장 맞는 대접을 해드릴 수가 있지요. 그래서 가장 먼저 그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손님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들이 다 하는 기본적인 접대를 합니다. 청소를 하고 나름대로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대접합니다. 이렇게 해야지 예의는 갖추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르타도 이와 같이 예수님을 접대합니다. 예수님을 귀한 분으로 생각했기에 시중드는 일에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르타의 동생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무엇을 원하고 계시는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신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함으로써 구원의 길로 다가서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필요한 것은 한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우리 집에 모신다면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항상 예수님을 집에 모시려고 하지요. 예수님이 우리 집을 찾아오시는 것보다 더 큰 영광, 더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가장 먼저 예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마리아처럼 그 분의 말씀에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할 것이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언제 오실지 모릅니다. 오늘 당장 우리 집에 오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잘 준비하고 있어야 되겠지요.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도 마리아가 예수님의 뜻을 알고 그 몫에 참여한 것처럼 남의 뜻을, 남이 원하는 것을 먼저 헤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사랑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라고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헤아리고 그기에 맞추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러한 실수를 많이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상대방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막무가내로 강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상대방이 못 받아들이면 섭섭해 하고 그럴 수가 있냐며 화를 내곤 합니다. 사랑 자체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는 이제 좀 더 성숙된 사랑을 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조금 희생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맞추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 속에서 참다운 사랑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르타에 관한 부분입니다. 마르타의 시중이 그럼 잘못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 말씀 듣느라고 예수님을 쫄쫄 굶길 수는 없지요. 음식도 대접해 드리고 편안한 자리를 가지도록 배려해 주어야만 더 많은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각자의 위치가 있고 각자 행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몫을 충실히 행하고 다른 사람들의 몫을 존중해 주는 것입니다. 마르타는 자신의 일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의 좋은 몫을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참뜻을 알았다면,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예수님을 시중드는 큰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일 안에서 참다운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죠.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알려고 노력해야 된다는 것과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남의 일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주간 동안,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내가 먼저 헤아려보도록 노력해봅시다. 그리고 자기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각자의 일에 충실하며 다른 사람들의 일을 존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이러한 생활 속에서 예수님께서 그렇게 원하셨던 사랑의 공동체가 형성되어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