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마태 2,1-12)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난 것을 기념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이 되면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뭔지 아십니까? 바로 베들레헴의 별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천문학자들이 베들레헴의 별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들은 실제로 그 당시에 밝은 별이 생겼을 확률이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셨던 시기를 전후로 해서 화성, 목성, 토성이 하나로 합쳐지는 때가 있어서 밝게 보였다는 삼중합설도 있고, 금성, 목성이 합쳐져서 밝은 별처럼 보였다는 이중합설도 있고, 혜성이 나타났었다는 설도 있고, 심지어 UFO가 나타났다는 설까지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며 과학적으로 증명하려고 노력들 하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 큰 별이 나타나서 동방박사를 이끌었을까요? 아니면 천문학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천체적인 현상이었을까요? 천문학자들이 주장하는 대로라면 어떻게 별이 박사들을 인도하고 또 멈추어 설 수가 있었을까요? 그들은 그것을 박사들의 시각적인 착각현상이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그렇다 치더라도 어떻게 예수님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었겠습니까? 말이 좀 안 되지요. 그렇다고 정말 큰 별이 박사들을 인도했다는 것도 좀 말이 안 됩니다. 과학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에 어떻게 별이 사람을 인도할 수 있다고 믿겠습니까? 그럼, 무엇일까요?
여기서 일반 사람들은 너무나 큰 실수를 하나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일반 사람들은 오직 베들레헴의 별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정말 있었을까? 있었다면 그것이 무슨 현상일까? 여기에 모든 관심을 쏟다보니 가장 중요한 예수님이 빠져 있습니다. 그분이 어떤 분이시고, 어떤 일을 하셨던 분이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신비한 현상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베들레헴의 별은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을 뿐입니다. 주인공은 예수님이시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빠져있습니다. 그러니 이 신비한 현상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그 다음에 이 현상을 바라본다면 접근 그 자체부터가 달라집니다.
하느님의 아들,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께서 세상에 태어나셨습니다. 그리고 이 분에게로 사람들을 인도할 어떤 별이 나타납니다. 이 별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구세주 예수님께로 인도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당시에 천체 상황이 어떠했고 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별이 예수님께로 인도했다는 이 부분이 중요한 것입니다. 만약 별이 세 개가 합쳐져서 밝은 빛을 내는 하나의 별처럼 보였다 하더라도 그 별로 예수님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당시 베들레헴에는 인구조사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여관에 방이 없어서 성모님은 마구간에서 예수님을 낳으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밝은 별 하나로 예수님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죠. 그건 어떤 과학적인 잣대를 대더라도 불가능한 것입니다. 더군다나 동방박사들이 단순한 별 하나로 마구간에 있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알고 기뻐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입니다. 먼 거리를 고생하며 달려와서 큰 궁궐도 아닌 마구간에서 초라한 모습의 아기를 발견하고 기뻐합니다. 조금의 의심도 없이 기뻐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단순한 밝은 별 빛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의 탄생을 바라보는 신앙적인 시선이 없다면 베들레헴의 별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과연 이 별은 무엇으로 해석이 될까요? 하느님의 아들에게로 인도했던 별입니다. 인도했다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그 별이 단순한 천체의 한 현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아무도 알지 못했던 그분을 제대로 알고 인도할 수 있는 분은 성령 하느님 밖에 없습니다. 성령께서 어떤 방식으로 동방 박사들을 이끌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하느님의 아들을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그분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신비현상에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 그 자체에 초점을 둬야 하느님의 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의 생활 안에 얼마나 하느님께서 많은 활동을 하시는지 모릅니다. 분명하게 드러난 베들레헴의 별 하나 우리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분께서 우리 곁에서 하시는 수많은 일들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해할 수 없지요.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를 위해 활동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사랑과 영혼'이라는 아름다운 영화가 있었지요.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 사람을 사랑한 세상을 떠난 영혼이 끊임없이 위험을 경고하고 도와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약한 우리 인간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죽어서도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심지어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가만히 계실 리가 없지요. 수많은 수호천사를 통해서, 그리고 성령께서 직접 우리들을 인도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하느님을 우리가 진정으로 체험한다면 정말 신앙생활은 말로 표현 못하게 변화될 것입니다. 의식하십시오. 여러분 곁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끊임없이 지켜보고 계시고 인도하고 계시는 우리의 주님을 의식해 보십시오. 분명 느끼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의 마음, 우리들의 생각, 우리들의 의식에 따라서 신앙생활이 좌우됩니다.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그저 생각만으로, 지식만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내 전존재로 맞이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드러나셨습니다. 이제 우리 자신을 통해서 그분께서 드러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