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주일 (요한 10,27-30)

 

 

오늘은 성소주일입니다. 성소가 뭐지요? 성소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이야기합니다. 흔히들 성직자, 수도자의 부르심을 성소라고 이야기하지요. 그래서 성소주일은 성직자 수도자들이 많이 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고 그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은 성직자, 수도자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신앙인의 삶 전체와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전체에 그분의 부르심이 있고 우리는 그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살아갑니다. 그것이 신앙입니다. 신앙은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삶 자체는 하느님의 부르심 속에 있는 너무나 축복 받은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각자를 불러주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얼마나 영광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정말 자신의 삶이 축복 받은 삶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사람은 장애자로 태어났고, 또 어떤 사람은 교통사고로 장애자가 되기도 하고, 가족들을 잃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안이 망하고 억울한 일만 당하게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불행한 경우는 수도없이 많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사람들의 삶도 성소의 삶, 축복받은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자기 자신이 주님의 부르심에 제대로 응답만 한다면 모든 삶은 성소의 삶, 축복받은 삶, 은총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한 번 보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성부께 무슨 잘못을 했기에 십자가형을 당하면서 죽어 가셨겠습니까. 믿지 않는 비신자들의 눈으로 보면 예수님의 삶은 정말 불행한 삶처럼 보일 것입니다. 아버지 요셉은 일찍 죽었고, 홀어머니 밑에서 살아오다가 33살의 젊은 나이에 갖은 수모를 다 겪으면서 죽어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도 예수님의 삶을 불행한 삶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영광된 삶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은 신앙의 눈으로 볼 때만 가능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부의 뜻에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죽을 것을 알고 피땀 흘려 고민하면서도 그분의 뜻에 전적으로 맡깁니다. 이때 예수님의 성소는 십자가형에 죽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성부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했고, 이러한 부르심과 응답에 의해서 우리는 구원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은 이처럼 모두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 삶입니다.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응답할 때, 우리 안에서 구원의 꽃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지금의 삶이 힘들다고 하느님을 원망하고 신앙을 버려버린다면 참으로 불행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이 두렵고 힘이 든다고 성부의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았다면 우리 인류의 구원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응답 하나 하나가 다른 사람들을 구원에로 이끄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고통을 이겨내고 기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활을 통해 많은 이들이 사랑을 체험하고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훌륭한 신앙의 증거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기꺼이 응답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리고 훌륭한 목자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성직자, 수도자, 예비 성소자들을 위해서도 기도 많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혼인 성소 또한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남녀가 하나가 되어 성가정을 이루라고 불러주신 것이기 때문에 이 또한 아주 중요한 성소가 됩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가장 우선으로 가정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혼하신 분들에게는 가장 우선으로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여야할 성소라는 것 잊지 않고 살아야겠습니다. 서로의 성소에 충실할 때, 가정, 교회, 사회는 하느님의 뜻에 맞는 곳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