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요한 16,12-15)

 

 

    하느님과 관련된 것은 모두 신비입니다. 부족한 우리 인간들이 완전한 하느님을 제대로 알 수가 없지요. 그래서 하느님의 것은 다 신비라고 표현합니다. 그 신비 중에서도 삼위일체 신비는 정말로 어렵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여러 비유로 많이 설명합니다. 촛불(불, 빛, 열), 물(얼음, 수증기, 물), 선풍기 등등 많이 들어보셨지요. 그런데 이러한 비유로 삼위일체 하느님을 설명한다는 것은 큰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신적인 것을 인간의 언어로 그것도 간단한 비유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자칫하면 삼위일체를 왜곡 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것이 근원적인 신비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알려고 수많은 표현들을 쓰지요.

 

    이 이야기 아마 들어보셨을 겁니다. 대 학자라고 할 수 있는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이 삼위일체에 대해서 신학적으로 증명하려 시도하다가 너무 이해가 안가서 어느 날 바닷가를 거닐게 되었습니다. 그때 어떤 소년이 모래 구덩이를 파놓고 조개로 바닷물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소년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소년은 지중해의 모든 물을 이 구덩이에 담고 있는 중이라고 말 했습니다. 성인이 당치도 않는 소리라고 이야기하자 이 소년이 ‘삼위일체 신비를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지요.’라고 말하며 사라졌다고 합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우리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오늘 주보를 보시면 내재적 삼위일체와 구원경륜적 삼위일체에 대해서 나오지요. 내재적 삼위일체가 하느님의 내면에 있는 근원적인 신비를 말합니다. 우리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신비이지요. 사람들은 이것을 이해하려고 그렇게 노력했습니다.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이해해야할 것은 구원경륜적 삼위일체입니다. 구원경륜적 삼위일체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을 이야기합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하느님을 체험을 통해 삼위일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학적으로 풀이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서 드러나셨던 성부, 성자, 성령을 삶을 통해 알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이단자들에 의해서 잘못된 해석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단자들은 세분의 하느님이시라든지, 한분의 하느님이 여러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뿐이라는 식으로 하느님을 잘못 해석하면서 교회에 혼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교부들이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삼위일체 교리를 학적으로 정립한 것입니다.

 

    삼위일체 신비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이해하기란 너무나 힘이 듭니다. 이것은 신앙인의 삶을 통해 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이것을 이해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서 그리고 교회를 통해서 그리고 신앙의 삶을 통해서 드러나고 있는 하느님을 체험하고 살아가야합니다.

 

    구원경륜적 삼위일체 하느님, 다시 말씀 드려서 이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신 하느님은 한 마디로 사랑의 하느님입니다. 성부, 성자, 성령께서 사랑의 관계로 결합되어 있는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은 이러한 사랑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성령께서는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고, 성부께서 성자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성자의 것이고 그것을 성령께서 알려주신다고 합니다. 세 위격이 서로를 존중하며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것, 이것이 사랑의 하느님, 사랑의 삼위일체 하느님이십니다.

 

    이러한 사랑의 삼위일체 하느님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은 단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함으로써 깨달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지식으로 사고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랑함으로써 터득되는 것이 삼위일체 하느님입니다. 그래서 삼위일체 대축일은 사랑의 대축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랑 안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한 주간 동안 사랑을 통해 삼위일체 하느님을 깨닫게 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