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얼라이브(alive)라는 영화를 보신적이 있으신지요?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인데요. 1972년 10월 13일 금요일 오후, 우루과이대학 럭비팀을 태운 항공기가 칠레로 상륙하기 직전 안데스산맥 해발 3500m에서 추락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72일간의 살아남기 위한 투쟁이 시작되고 결국 29명은 죽고 16명이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실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72일 동안 영하 40도(섭씨,화씨같음)의 혹한 속에서 무엇을 먹으면서 살아남았을까요? 처음에는 동물의 시체를 먹었는데, 그것도 얼마 먹지 않고 떨어져버렸습니다. 남은 것은 자기들의 동료들의 시체 밖에 없었지요. 아무리 극한 상황이었지만 동료의 인육을 먹으려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죽어가던 한 동료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자기가 죽거든 꼭 자기 몸을 먹어달라고. 그리고 그 동료가 죽고 난 다음 유언대로 인육을 먹게 되었습니다. 결국 인육 덕분에 16명은 살아남을 수 있었죠.

 

    이 영화와는 좀 다르지만 우리들도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72일이 아니라 72년이라는 시간으로 생각해본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우리들의 삶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몸을 먹게 만든 한 사람의 숭고한 희생정신입니다. 이 한 사람의 희생이 다른 이들을 살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가만히 놔두더라도 극한 상황이 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는 분명 차이가 납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다른 모든 이들이 살 수 있는 것. 그것은 예수님의 삶이었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해 십자가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것도 모자라 당신 몸을 영원토록 우리들의 양식으로 내어놓으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사랑은 너무 커서 몇 마디 말로 표현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평생을 묵상하고 체험해야 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체를 받아 모시는 우리들 삶의 자세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삶, 내 자신의 희생으로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삶을 살아가야한다는 것입니다. 내 인육을 먹여서 다른 사람을 살리는 상황은 아니지만, 모든 이가 사랑이라는 것, 참 행복이라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내가 먹히는 삶을 살아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먹히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먹으려 하지요. 그래서 더더욱 요즘 세상은 먹히는 사람이 필요로 하는 세상입니다. 먹는 사람만 있으면 모두 굶어 죽게 되어있지요. 먹혀지는 사람이 있어야 세상은 돌아갑니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우리들이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 먹힐 것인가는 여러분이 생각해 보십시오. 자기 삶의 자리에서 너무나 다양하게 먹히는 생활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성체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해 먹히는 양식이 되어주신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기리는 날입니다. 그 분의 사랑을 물질로 압축시켜서 표현해 놓은 것이 바로 성체입니다. 이러한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들은 먼저 예수님의 사랑을 깨달아야 하고 다음은 내 자신이 양식이 되어 남에게 먹힐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체의 삶입니다. 한 주간 동안 진정한 성체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