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1주일(루카 7,36-50) 본당의 날 야외미사

 

 

   올해부터는 야외미사라고 하지 않고 본당의 날 야외미사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야외에 나와서 미사만 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미사를 중심으로 본당 공동체가 좀 더 화합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진다는 의미로 본당의 날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본당의 날은 우리 본당 공동체가 처음으로 시작된 날을 기념하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본당 신자들이 일치를 이루는 화합의 장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매년 본당의 날이 되면 구역별로, 아님 다른 단체별로 모여 게임도 하고 식사도 하고 친교의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참 의미 있는 날이라고 할 수 있지요. 화합의 시간인 만큼 너무 과열된 경쟁의식으로 마음 상하는 일이 없도록 서로 도와주고 양보해주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가 시작되면서 신자분들이 비가 올 것 같다며 많은 걱정들을 했습니다. 예전에 퀸즈 성당에서 기념품으로 우산을 줬더니 비가 오더라며, 우산을 기념품으로 정해서 비가 오는 것 아니냐며 걱정들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마음을 바꾸면 모든 것이 감사하게 됩니다. 비가 오면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우산을 기념품으로 정해서 이렇게 도움을 받게 되었다며 감사. 비가 오지 않으면 당연히 좋은 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 미사 끝나고 비가 오면 미사 중에 미사 안 오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 하루 종일 비가 오면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농민들을 위한 하느님의 배려라고 감사. 안 그래도 오늘 먹고 즐기기위해 비 오지 말라고 기도해서 농민들에게 조금 미안했는데 우리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어서 감사. 감사. 감사.

 

    생각하기에 따라서 또한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신앙에 따라서 모든 것이 감사일 수가 있고, 또 모든 것이 불만일 수가 있습니다. 이왕 일어나는 일이라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도움이 되지요. 그래서 신앙인들은 비신앙인들에 비해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입니다. 하느님께 항상 감사드릴 수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복 받는 일인지 모릅니다.

 

    그런데 감사를 드리는 것은 겸손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감사드릴 수 있습니다. 자기가 잘 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 덜 의지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감사드리지 않게 됩니다. 다시 말씀 드려서 감사드릴 수 있는 사람이 참 신앙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낮추고 전적으로 맡기는 사람, 이런 신앙인이 감사드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구원을 얻게 된 사람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며 사람들의 존경을 받던 바리사이 시몬이 아니라 소문난 죄 많은 여인이었습니다. 죄 많은 여인은 많은 죄를 지었지만 예수님께 전적으로 자신을 낮추며 통회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더 많이 용서받았기에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 시몬과 죄 많은 여인. 겉으로 보기에는 구원받을 사람이 바리사이 시몬처럼 보이지만 하느님의 나라는 겉모양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반기는 사람은 회개하는 사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전적으로 하느님께 맡기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은 작은 자비심에도 감명을 받고 더욱 사랑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아주 본질적인 모습을 오늘 복음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항상 자신을 낮추며 겸손하게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맡기며 살아가야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떠한 죄인이라도 소외시키거나 무시하거나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 회개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입으면 우리보다 훨씬 더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일치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듭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기에 남을 더 존중할 수 있고, 남의 잘못을 참고 기다려 줄 수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이 이루어지면 감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것은 참 신앙인의 진정한 열매입니다. 항상 낮은 자의 모습으로 하느님께 의지하고 남을 존중하며, 모든 일에 감사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감사드리는 사람이 삶을 기쁘게 삽니다. 감사드리는 사람이 참다운 신앙인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됩니다. 오늘 많이 기뻐하시고, 또 주어진 많은 일에 항상 감사하며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