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 대축일 (루가 1,39-56)
요즘은 날씨가 시원해져서 조금 살 것 같네요. 그래도 변덕 많은 뉴욕날씨니까 항상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겠지요. 날씨가 시원해진 것을 기념해서 문제 한 가지 내겠습니다. 향주삼덕이 무엇입니까? 대신덕이라고도 말을 합니다. 예,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믿음은 신앙의 기초라고 할 수 있지요. 믿음으로 해서 신앙이 시작되니깐 요.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바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사랑한다는 것은 예수님을 닮는 것이고, 구원의 가장 큰 기준이 됩니다. 그렇다면 희망은 무엇이겠습니까?
희망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희망 없는 삶은 무미건조하고 시련이 닥치면 금방 넘어지고 맙니다. 현재의 생활이 별로 의미가 없게 됩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이 요즘 계속 늘고 있지요. 그것은 현재의 생활에서 어려움이 닥칠 때, 그것을 이겨낼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생활이 힘들다 해도 희망만 있다면 그것은 내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금방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바로 희망인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삶 안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대축일입니다. 이 대축일은 희망의 축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의 승천과 성모님의 승천은 차이가 있지요. 예수님은 스스로 하늘로 올라가셨지만 성모님은 스스로의 힘으로 승천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불러 올려주신 것입니다. 원래는 성모 몽소 승천대축일이라고 불렀습니다. 몽소라는 말이 불러 올려주신다는 뜻입니다. 이 말이 너무 어렵고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그냥 성모 승천대축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성모님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시기에 예수님께서 불러주셔서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는 것입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오늘 복음을 보면, 성모님은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 성령으로 가득차서 아름다운 시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일명 성모의 노래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성모님은 당신을 비천한 이로 표현합니다. 비천한 이가 하늘로 불림을 받아 승천했다는 것은 더욱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성모의 노래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를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는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이 하늘나라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사람이 하늘나라를 차지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속된 세상이 인정하지 않는 힘없고 비천한 우리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이것은 얼마나 큰 희망이 되는지 모릅니다.
성모님은 당신의 생명을 걸고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며 전적으로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셨습니다. 처녀가 아기를 가지는 큰 위험성을 하느님의 말씀이라는 이유 때문에 기꺼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자칫 아주 행실이 나쁜 여자로 인식되어 돌에 맞아 죽는 치욕적인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었습니다. 성모님은 세상 속에서 가장 비천한 모습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요. 오로지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말입니다. 그리고 평생을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며 사셨습니다. 성모님은 세상 속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지만 단 한 가지 하느님 말씀에 따라 살아간 그 삶 때문에 하늘나라로 불림을 받는 영광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들도 하느님의 말씀 따라 살게 될 때, 성모님과 같은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 처지가 어떻고, 내 상황이 어떻고... 하면서 스스로 세상 속에서 뒤쳐진다는 생각에 자책하며 살 것이 아니라 하느님 말씀 따라 살아갈 때, 세상 속에서는 가장 비천할지는 몰라도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으로 영광을 누릴 수 있습니다. 성모님을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로 불러올리신 이유는 바로 이러한 희망을 우리들에게 선사하기 위해서 인 것 같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희망을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내 자신이 어떠한 처지라도, 그리고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간다면 하늘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우리는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말씀 속에서 희망을 가득히 품고 기뻐할 수 있는 한 주간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