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1주일 (루가 13,22-30)

 

 

    10년 전 TV에 일명 생존게임이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출연자가 방안에 갇혀서 컴퓨터 하나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제 기억으로는 인터넷 쇼핑이 조금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음식, 물건 등을 구입하고 여러 정보도 얻어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것을 내용으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지요. 그 당시로서는 큰 이슈였지요. 지금은 인터넷 쇼핑이 발달되어 마우스 클릭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대가 오겠지요. 이처럼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살까를 추구하고 살아갑니다. 점점 더 편하게 하는 것을 추구하는 이 세상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이 들지요. 신앙생활은 자신이 편하기 위해서 하는 생활이 아니라 힘들지만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신앙생활하기 힘든 세상에서 1주일에 한번이라도 꼬박 꼬박 미사를 참례하고, 가끔씩 기도도 하고, 죄를 지으면 성사를 통해 사함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신앙인들은 참으로 대견하고 복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구원으로 들어가는 문은 참으로 좁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생활하기 힘든 이 시기에 그래도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주 실망스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몸소 사람이 되셨고, 심지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까지 우리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주신 그분께서 왜 구원의 문이 좁다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해답을 예수님에게서 찾으면 안 됩니다. 왜 구원의 문을 좁혀 놓으셨냐고 따져야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자신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들이 구원의 문을 스스로 좁혀 나간 것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 유배를 갔다 왔을 때, 이스라엘에는 아무것도 남은 게 없었습니다. 성전도 모두 파괴되었고, 하느님을 섬겼던 흔적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민족들은 율법이라는 것을 만들어 하느님을 섬기는데 최선을 다 하였습니다. 율법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느님께서 주신 10계명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10계명의 정신은 한마디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율법이 점점 발달되면서 이러한 정신은 사라지고 까다로운 수많은 율법조항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율법을 중하게 여기는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율법에 맞지 않다고 율법을 거슬렀다고 예수님을 참혹한 십자가형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옛날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도 이와 비슷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주일미사 참례하고 교무금 내고, 판공 때가 되면 또한 의무적으로 판공성사를 보면 우리는 신자로서의 할 도리를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셨습니까? 신앙생활 한다면서 의무적인 생활에만 빠져있는 우리 스스로가 구원의 문을 좁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 날에 주님께 ‘저는 주일미사 한 번도 빠진 적이 없고, 남에게 해를 끼친 적 없이 열심히 신앙생활 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때, 예수님은 가장 버림 받은 자들과 함께 있는 나에게 너는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었다며 나를 모른다고 말씀하실 지도 모릅니다.

 

   이제부터는 좀 더 성숙된 신앙생활을 해야 되겠습니다. 의무적인 생활이 아니라 주변에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찾아 나서는 생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이웃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어줄 수 있는 생활, 조그마한 것이라도 서로 나누어줄 수 있는 생활, 이러한 생활이 성숙되어 가는 신앙생활입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가 구원의 문을 좁히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아야 되겠습니다. 1주간 동안 성숙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성찰하고 생활로서 실천하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합니다.